[헬스앤라이프] 크랜베리, 항생제 사용 감소에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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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 6. 24.
증후성 요로감염과 항생물질 내성 경감에 효과
[헬스앤라이프=곽은영기자] 지난 15일 감염성 질환과 요로감염(UTI) 분야의 권위자들이 런던에 모여 위험한 수준에 이른 항생물질 내성에 관한 토의를 열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크랜베리가 증후성 UTI를 억제하는 영양학적 접근이 될 수 있으며, 이로써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 사용을 줄이는 데 유용한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의 랜드마크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최근 ‘미국 임상영양학저널(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하루 8온스(240ml)의 크랜베리 주스를 섭취할 경우, 재발성 UTI를 앓는 여성에서 증후성 UTI 발생이 40% 가까이 경감되며, 이에 따라 UTI로 인한 괴로움을 덜고 항생제 재발성 UTI 치료와 관련된 항생제 사용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성 질환 전문가인 칼파나 굽타(Kalpana Gupta) 보스턴 의과대학 교수는 “현재 UTI의 증상 발생을 줄이기 위한 주된 접근은 증상 억제를 위한 만성적인 항생제 사용으로 이는 부작용과 항생물질 내성 증가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연구 결과 하루 8온스(240ml)의 크랜베리 주스를 마시는 것이 여성들이 증후성 UTI 재발로 고통 받는 횟수를 경감시키고 증상 억제를 위한 만성적 항생제 사용을 방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 저자이자 이날 세션 패널로 참가한 굽타 박사는 크랜베리가 세계적으로 항생제 남용을 줄이고 재발성 UTI 증상으로 고통 받는 여성의 삶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스턴대와 메리유 뉴트리사이언스(Merieux Nutrisciences) 산하 연구부문인 바이오포티스 이노베이션 서비스(Biofortis Innovation Services) 연구팀이 미국과 프랑스의 18개 임사시험 참여기관에서 여성 373명을 대상으로 24주간 진행한 이번 연구는 크랜베리 주스 섭취가 UTI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중 가장 큰 규모로 이뤄졌다. 이번 임상 시험은 50년 이상 계속된 크랜베리 연구에 일획을 더한 것으로 요로건강을 증진시키고 만성 UTI 환자의 증후성 UTI를 줄이는 크랜베리의 효과에 증거를 더했다.
연구팀은 크랜베리 주스 섭취로 재발성(반복성) UTI 환자의 반복적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지 여부를 밝히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임상시험에는 지난 1년간 두 차례 이상 UTI 증상을 겪은 평균 40세의 건강한 여성들이 참가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를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 집단은 연구 기간 동안 매일 8온스(230ml)의 크랜베리 주스를, 다른 집단은 크랜베리가 아닌 플라시보 음료를 마시도록 했다.
이 결과 6개월간 크랜베리 음용군의 UTI 재발 환자는 39명에 불과해 플라시보 음료를 섭취한 비교군(67명)에 비해 UTI 발생 비율이 현저히 낮았다.
굽타 박사는 “크랜베리 효능의 핵심은 매일 주스 한 컵을 마심으로써 감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라며 “대부분 UTI가 생긴 후에야 크랜베리 주스를 마시지만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항생제를 복용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증후성 UTI를 가진 여성은 절박뇨, 빈뇨, 소변 시 작열감 등 UTI로 인한 각종 불편을 겪지만 진료에서는 세균 감염에 양성 반응이 나타날 수도,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많은 경우 세균 발견 여부에 관계없이 증상 완화를 위해 항생제를 복용하게 된다.
UTI는 전 세계 여성들에게 가장 흔한 세균 감염 중 하나로, 전체 여성 중 최대 60%가 일생 중 UTI를 경험하며, 최대 25%가 6개월 이내에 재발을 겪는다. 미국 비뇨기과학회(American Urological Association)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1억 5000만 건의 UTI가 발생하며 이로 인해 연간 60억 달러의 의료비용이 소요된다.
항생제는 요로감염에 가장 우선적인 치료법으로 사용되며 UTI 재발이 잦은 여성은 저용량의 항생제를 처방 받는다. 불행히도 항생제의 만성적 남용은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 내성 위험도를 증폭시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UTI 치료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약제의 내성이 50%에 달한다고 지적할 정도다.
굽타 박사에 따르면 크랜베리에 이 같은 상황을 예방할 열쇠가 있다. 크랜베리는 세균 유착과 감염을 방지하는 A타입 프로안토시아니딘(Type-A PAC)을 포함한 복합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새 연구에 따르면, 크랜베리는 PAC 외에도 대장균에 대해 항생제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크실로글루칸 올리고당류(xyloglucan oligosaccharides)를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랜베리가 건강에 유익한 특별하고 다양한 성분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특별한 성분은 크랜베리 주스 칵테일, 100% 크랜베리 주스, 라이트 크랜베리 주스, 말린 크랜베리, 크랜베리 농축액을 포함한 다양한 제품에 함유돼 있으나, 크랜베리와 UTI에 관한 대부분 연구는 주스를 이용해 이뤄져 왔다.
크랜베리 주스와 같은 영양학적 접근이 항생제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은 항생제 남용이 공중보건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WHO는 항생제 오남용이 오늘날 인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라고 지목한 바 있다. 또한 영국 재무장관은 항생제 내성이 암보다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굽타 박사는 50년 이상 이어져온 크랜베리 임상 연구를 더욱 확실히 검증함으로써 UTI 환자가 이 같은 영양학적 접근을 유망한 해결책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